• 홍삼정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8년, 3개월 전

    늦은 후기입니다.
    귤이 빛나는 밤에요.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셨죠.
    네.
    라고 대답했지만,
    사실 (그날 무대의 혈님만큼) 마냥 잇몸을 드러내진 못했습니다.

    졸립다,졸립다,졸립다… 그 놈의 줄창 졸립다는 소개,
    같은 이유로 갑자기 노래 끊고 들어온 연출에 방황하던 조윤성님의 반주,
    말 시켜놓고 (폴님을 가로질러) 혈님께 달려나가는 호스트님
    게다가 방청석에서는 멘트가 잘 들리지 않아서 더더욱
    ‘우리’ 폴님의 목소리는 주변의 변죽에 뭍혔던 느낌이었거든요.

    아마도 방송 직전
    크게 한숨을 휴~ 내쉬며 긴장을 털어내던 님의 모습을 포착했기 때문일겁니다.
    방송 내내 저까지 조심스럽게, 또 예민하게 님을 살폈던 이유는요.

    시작 전 ‘우리’ 폴님 힘내시라고, 아, 화이팅!!
    쩌렁쩌렁 울리게 외쳐드리고 싶었지만..
    아시잖아요. 우린 서로의 침묵에 뭍힌다는거.ㅋㅋ

    그리고 또 돌아서며 되뇌입니다.
    ‘그래, 우리들의 얘기는 콘서트장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폴님, 오늘 못하신 얘기는 콘서트에서 원없이 들려주세요~’

    ——————–

    그리고 콘서트. 어제.
    긴장이라는 단어가 모기처럼 날아다니던 날.
    왠지모르게 기타의 어떤 음이 유독 날카롭게 들리고
    어떤 부분에선 힘이 많이 들어간듯.. 한..
    어제도 무대에 오르기 전
    님은 객석을 한 번 훔쳐보며 또 한숨을 휴~ 쉬셨을까 상상해봅니다.

    오늘은 너무 떨지 마시고
    5마리 물고기가 되어 무대를 유영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