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cholas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7년, 11개월 전

    떠나볼까요.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마일리지 탈탈 털어서~^^

    행복 가득한 표정으로 불러주시던
    노래들 하나하나 다시 생각납니다.
    나무벽으로 둘러진 공연장도,
    무대에 드리워진 조명빛살도,
    가녀린 폴님 발목도,
    그 가녀린 발목을 받쳐주던
    고마웠던 지지대도,
    폴님 마음 가득히 담아 소리 내주던
    기타들도,
    검은 피아노에 매번 영혼을
    불어 넣어 주시는 윤성님도,
    무척 편안했던 의자도,
    넘순님도,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다는
    공연장 건물도,
    학전 공연 이후 다시 찾아간
    화사한 봄 옷 입은 혜화동도,
    오랜만에 탄 서울 지하철에서
    잘못 내려 미아 될뻔 했던
    순간들까지 모두모두 다시
    생각납니다.
    늘 좋은 것을 주려는
    폴님의 따뜻한 마음
    다시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
    이유 없이 바빴던 오늘,
    자려고 누운 깜깜한 방에
    공연날의 잔상들이 졸음을 몰아내고
    밀려와
    저는 지금 불꺼진 객석에
    앉아있는 듯 합니다.
    공연날 들었던 ‘늙은 금잔화에게’가
    유난히도 다시 듣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