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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30

6/1

lullaby 작업. 투표.

6/2

동하가 어머님 편에 선물을 보내왔다. lullaby 피아노 아르페지오 만들다.

6/3

lullaby: Pf - 레몬 나무 - Pf arp - ambient. 4 곡은 만들어졌고, closing 피아노 곡이 하나 더 필요하다.

6/4

one day 작업. 틀이 잡힌다.

정확히 인과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능력.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이 가리키는 것을 밀착하는 능력. '현명함'을 나는 그렇게 정의한다.

6/5

비오는 날.

'오늘' 그리고 '어제'라는 단어가 새삼 예쁘다.

아내가 몹시 힘들어한다. 나도 혼란스럽다.

lullaby 작업.

가장 '처음' 사랑한 음악이 아니라, 가장 '강렬하게' 사랑한 음악이, 음악적 고향이다.

6/6

보슬비가 오는 날. 소리 채집을 가야하나 마나 한참 고민을 하다, 그냥 집을 나와버렸다. 중산간을 지나는데 거짓말처럼 날이 갠다. 비가 오고 흐려도, 가야할 땐 가야하는 것.

물이 여전히 말라있어 소리를 담을 수 없었다.

오늘 태어난 아기 제비에게 '민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6/7

서울행을 앞두고 누나에게 일러줄 것들, 부탁할 것들을 정리해서 적어두고 동영상을 찍어 보내주었다.

6/8-9 서울행

공항 계단에 작은 무지개가 떠있다.

아내의 오래된 서가에서 <한글의 탄생>을 꺼내 왔다. 거의 모든 책장이 접혀있을만큼 좋아했던 책. 목련 꽃잎 한 장이 갈피에 피어있다.

골분과 규산질 비료를 주문했다.

6/10

습한 날 아침. lullaby 데모를 보내놓고 one day 작업.

작업을 마치고 시내에서 이런저런 분들께 보낼 선물을 샀다.

FKJ의 신보를 dolby atmos로 들었다. dolby atmos는 이 괴물 같은 loudness war를 끝낼 game changer 가 되어줄까.

그런데 우린 음악에서 더이상 무엇을 기대하는거지?

6/11

아름다운 가게에 들렀다 산지천 근처를 걷고 돌아왔다. 저녁 즈음 들른 숲에서 삼나무 향기가 짙게 흘렀다. 낮잠도 자고 오랜만에 휴식한 날.

말해진 언어. 쓰여진 언어. 언어의 '선조성'에 대해 생각하다.

6/12

가지치기. 귤나무에 쐐기처럼 생긴 벌레들이 많이 보인다.

또 쌍살벌집 발견.

아기 귤들이 체리만큼 커졌다. 여름순이 제대로 크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농부는 늘 걱정을 달고 살아야 하는 건지, 해도해도 밭일은 끝이 없구나.

6/13

비가 보슬보슬오는 날. 골분 20 포 받아 챙겨두었다. 보카시 1호 40포 주문.

보현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모두 받아들이고, 두려워말고, 걸어가자.

에티카 강의. 다올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치 물회를 처음 만들다. 화정과 15일 비료 작업을 의논하다. 동원씨가 비파를 가져다 준다고 연락을 주었다. 이강주 한 잔에 팔뚝에 발진이 돋아서 깜짝 놀라다. 비상약을 먹고 겨우 잠들다.

6/14

뭔가 분주한 날. 보카시 40 포 받고, 유황 가리 고토를 구하러 농협에 갔다가 다시 창고로 갔다가 또 다른 창고로 가서 겨우 6 포를 구했다. 골분은 밭에 두고 가시라 전하고, 사계유 2 통 (4 L)를 구매해두었다. 동원씨가 두고간 비파를 집에 가지고 왔다.

119에 전화를 해서 벌집을 떼었다. 도마뱀 한 마리가 귤 나무에서 벌집을 그을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나무아미타불.

6/15


비교적 선선한 날. 오전 내내 친구들과 비료 작업: 유기질 비료 40 포 (1포 남겨둠), 유황가리 고토 6포. 규산질 비료 (알칼리 성분 40%) 20 포, 골분 20 포.

밭으로 가는 길. 죽은 동박새를 보고 황급히 갓길에 차를 세웠다. 가늘게 뜬 새의 눈을 감겼다. 레몬 나무 아래를 파서 새를 뉘였다. 새의 머리를 서쪽으로 돌려주고 기도를 올렸다.

6/16

보슬비가 흩뿌리는 흐린 날.

발진과 가려움이 심해졌다. 의사 선생님이 동백충 사진을 보여주신다. 말로만 듣던 동백충이었구나. 주사를 몇 대 맞고, 일 주일 치의 약을 타왔다.

완벽한 야생이 된 밭에서 대체 어떻게 나를 보호해야할까.

6/17

Sed omnia praeclara tam difficilia, quam rara sunt

그러나 모든 탁월한 것은 드물뿐더러, 어렵다.

- B. Spinoza <Ethica>

대추만큼 레몬이 커졌다. 레몬 꽃망울이 또 맺혔다.

새로 산 스피커 세팅은 생각보다 쉽게 끝났다. 중음역대가 약간 까실해졌다.

one day 최종 영상에 맞춰 작업. lullaby 데모 ok 컨펌 받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 누구라도, 사람을 부정하면 안된다.

6/18

맑고 더운 날. 하지가 다가온다.

one day 믹싱. 마칠 무렵 오른쪽 귀가 조금 아프다.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네. tempo는 122로 fix.

몸은 많이 좋아졌다. 발진이 많이 가라앉았고 가려움도 덜하다.

혈형과 통화를 했다.

6/19

다올이 보내준 메밀면을 요리해 먹었다.

6/20

ambisonic 포맷을 기존 pro tools로는 열 수가 없다. 결국 pro tools studio을 구매.

확실히 소리 환경이 달라졌다. 귀를 조율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영웅 놀이와 마녀 사냥이란 두 바퀴. 그 광기의 자전거.

6/21

새벽 일찍 작업 시작. 감개가 무량한 첫 앰비소닉 작업.

one day 음원 보내다.

동진과 윤성씨를 만나고 돌아왔다. 윤성씨의 전시 기념으로 독일 와인을 한 병 드리고 왔다.

6/22

lullaby pt 1, 2 믹스. pt 3 믹스. 작업하는 내내 너무 졸려서 혼났다. 성공이네.

'ever-changing yet static' sound.

Dan Warrell의 analogue summing에 대한 영상을 보다. 그의 실험에 나는 다소 비판적이지만.

진드기에 물리면 어떻게 되는 지 오늘 확실히 알게되었다. 밭에 진드기도 많아졌다. 큰일이다.

엄마가 된 고양이, 참깨가 옷방 창문 너머에서 우리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민트가 많이 컸다. 날기 시작한 듯하다.

아름다움과 슬픔은 한 몸일까.

6/23

새벽 1시, 3시, 4시에 깨다.

아내가 Alicia 의 연주를 보내주었다.

Sachal의 목소리.

6/24

lullaby 작업.

6/25

lullay: ableton live에서 pro tools로 세션을 옮기다.

6/26

여름순이 곱고 무탈하다. 감사합니다.

lullaby 작업 끝.

뱃불 자욱한 수평선. 아름다운 밤.

6/27

서울행.

공연 회의 겸 점심을 마치고, studio 360에 가서 one day 믹스 마무리. 억수 같이 내리는 비. 사무실에 잠시 들러 혈형을 만나고, 숙소에 가서 동희의 얘기를 들어주고, 잤다.

6/28

광주행. 아시아 문화전당에서 최 대표님과 정 이사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다. 무탈히 소리 조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6/29

행복한 휴식. 맛있는 커피와 점심을 먹었다.

제비들이 이소할 준비를 한다.

6/30

아내가 흐느끼는 소리에 잠이 깼다. 죽은 아기 제비를 돈나무 아래에 묻어주었다.

lullaby 작업 드디어 마무리. 화이자에서 부탁한 스템 작업도 마무리. 아, 이제 당분간 음악을 멈출 수 있게 되었구나.

음악은 목적이다. 나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