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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기2011년의 연말. 어느날, 연한 노란빛 옥수수가 침묵을 깨고 꿈틀대며 소리를 냈다. 옥수수들의 대화가 - 세계 주요 패권국 중 하나인 - 영국의 브리스톨에 있는 어느 대학 연구실에서 처음 포착된 것이다. 꽤 큰 소리로 재잘대고 티격티격대는 식물의 소리가 정밀한 공학용 레이저 기기를 통해 우리의 귀로 전해져왔다. 식물들도 소리를 낸다는 것,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들리는 소리에 따라 행동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한 공식적 사건이었다.
(...)
개인적으로 나는 늘 스스로를 식물 세계, 혹은 더 넓게 말해 자연을 관리하는 존재로 여겨왔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이상 스스로를 나와 다른 세상에서 떨어뜨려 놓은 채 그들의 지배인인으로 여기는 위치에 있고 싶지 않다. 옥수수들과도 대화를 시작하게 되면서 옥수수들은 우리에게 또다른 메시지를 전해준다. 식물도, 자연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소유당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자연에게는 인간의 관리 따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존중받고 세상과 타자를 이해하는 길로 이어진 교감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 Monica Gagliano <Thus spoke the 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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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그니:
"임상실험 참가자 안 뽑나요 ㅎㅎ "
페퍼민트:
"보현이가 하루종일 행복해했던 날, 무엇을 하며 보냈을지 궁금하네요:) 전 요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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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폴 음악과 숲에 가고 싶어요. 해적방송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