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ssriss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10개월 전

    폴, 이곳은 폴의 공연얘기로 뜨겁네요. 저도 얼마전 폴의 공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적이 있는데, 빼흐 라쉐스 라는 파리의 한 묘지에서였어요.
    곳곳에는 꽃이 놓여져 있었어요. 묘지에 심어진 꽃을 보니, 꽃을 좋아하는 엄마는 어떤 꽃이 자신의 묘지에 심어지길 바랄까? 생각하다가.. 또.. 문득 내가 죽으면 어디에 놓여지고 싶은지 미리 생각해두면 좋겠다, 정신없이 치뤄질텐데 그렇게 결정되는게 싫고 무엇보다 나를 생각하는 누군가가 보러온다면 그 길이 조금이나마 마음 덜고 편안해지는 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했던 폴의 공연 오프닝을 떠올렸어요.
    정동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뭉글해지는 마음 안고 간 공연이었는데 마침 폴님도 여기까지 오는 분들을 생각하며 이 길을 걸었다고 하셨지요. 저는 마치 좋아하는 음악 취향이 비슷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뻤어요. 맞아요, 폴의 말처럼 공연은 길을 걸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거였어요.
    비가 내리는 묘지를 한참 이런 생각들로 걸었어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그럼 또 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