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신곡 소식 전해드립니다.

안테나 SNS에서 이미 확인하신 분들이 많이 계실테지만, 안테나에서 Antenna LAB 이라는 유튜브 공간(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그 공간을 통해서 ‘Moment in love’라는 제목의 신곡이 공개되었습니다.

대략 추워지기 시작할 때쯤, 이 신곡을 포함한 비정규앨범(!)이 바이닐(LP) 형태로 소량 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차후 곡 공개 일정, LP발매 일정 등 관련 내용은 확인되는 대로 공지하겠습니다. :)


위에서 말씀드린 비정규앨범 (!)의 두 번째 곡, "Dancing with water I"이 공개되었습니다.


’Dancing With Water I’은 1978년에 태어난 로즈 (Rhodes Mark I) 피아노 하나로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기준에서 보면 아주 원시적인 ‘전기’ 악기라 음정(tune)도 음의 세기(velocity)도 정확지 않은, 아주 투박한 악기입니다. 하지만 건반 하나만 눌러도 두터운 배음이 쏟아지고, 똑같은 건반을 눌러도 매번 미묘하게 다른 음색을 내어주기도 합니다. 그런 부정확함은 재현성(reproducibility)이 생명인 디지털 악기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라 오히려 저는 로즈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올 봄, 저는 거의 매일 물 속을 걸으며 운동을 했습니다. 장난감 기차처럼 수영장을 빙빙 돌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반복’은 왜 단조롭지 않을까. 파도도, 빗방울도, 계절도, 낮과 밤도, 물 속에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번져가는 물둘레도, 똑같은 듯 똑같지 않은 이 ‘반복 없는 반복’들은 어째서 여여하고 다채로울까.   메트로놈에 기대지 않고 녹음을 했기 때문에 곡 속의 수많은 루프(loop)들은 모두 템포가 다릅니다. 실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리듬도 템포도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애초에 정해진 템포가 없으니, 템포가 어긋날 일도 없는 것입니다. 정해놓은 게 없으면, 어긋날 일도 없는 건가 봅니다.   멜로디 루프는 ‘카피-앤-페이스트’가 아닌, ‘Blooper’라는 페달과 낡은 조믹 (Joemeek) 프리 앰프를 거쳐 녹음되었습니다. 단선율의 루프, Blooper가 랜덤하게 조합한 루프, 공간계 페달로 소리를 넓히거나 변형한 루프가 뒤섞여 쌓이면서 곡은 어딘가로 향해 갑니다. (어디로 가는 지는 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겹겹이 쌓인 루프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고, 마지막에는 메인 루프 하나만 남겨집니다. 그래서 시작과 끝이 맞닿은 이 곡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긴, 8분 30초 짜리 루프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엘피 발매에 대한 소식, 또 다른 소식들은 업데이트 되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