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폴향기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7년, 11개월 전

    몇번의 폴 공연을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시간이 흘렀네요.
    그간, 어렵사리 티켓팅을 해놓고 공연날을 잊고 있었는데,
    며칠전에 문득 기억이 나서, 요즘 같은때에 공연해주어 너무 다행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상하게도 폴의 공연을 보고나면 위로받았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고백하자면 요 며칠 정말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때와장소를 가리지 않고 졸게되는 기면병과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최근들어 진단을 받고나서 매우 힘든 하루하루였거든요.
    힘든일은 한번에 온다는 말도 있듯이.. 제게는 여러가지가 참으로 잔인한 2016년이 원망스럽기만 했어요. 사실 요며칠 눈감으면 내일아침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많이했던 날들이었는데.. 공연장에서 폴이 나오자마자 눈물이 나던건 왜였을까요. 살아있구나를 느꼈던 순간이었을까요.

    공연중에서 특히나 라벨의 곡은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폴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상상이 되면서, 저 또한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죠.
    라벨의 곡을 하염없이 들으면서 집으로 걸어가는 내내 유난히 길었던 공연의 여운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아무날도 아닌 평범한 날들에 하는 작은공연에 특히 더 위로받는 느낌이 든달까요.
    2011년 소극장공연도 너무 좋았는데, 이번공연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음악도 아늑했던 공연장 모두.
    노력해보려고합니다. 언젠가는 좋아질 날들을 위해서요.

    감사합니다. 폴의 음악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새로운 시도들도 감사하고, 폴의 이야기 그리고 좋은곡들 소개도 감사합니다.